작품설명 |
‘안동 군자 마을 회관’은 서울을 벗어나 지역에 지은 최초의 한옥이다. 서울 북촌의 작업이 이미 그 자리에 있는 도시한옥을 바탕으로 새로운 내용을 담아내는 것이라면, 이번에는 경북 안동과 오천 유적지라는 지역과 건축의 특성을 고려하면서, 필요한 프로그램을 담아낼 수 있는‘자리에 적합한 구조와 형상을 찾아가는 작업’이었다. ◎ 배경 후조당과 탁청정으로 대표되는 오천유적지의 한옥 건축군들은 1974년 안동댐 건설로 수몰될 위기에서 지금 자리로 옮겨졌다. 가치 있는 한옥들은 살아남았지만 550년을 형성해 온 마을의 구조는 옮기는 과정에서 소멸된 아쉬움이 있다. 더불어 정자와 사랑채, 제각 등 남성중심의 공적인 공간들이 대부분 옮겨지고, 일상의 삶을 담았던 안채는 탁청정 안채 외에는 없는 것도 특징이라 하겠다. 문화관광부 문화역사마을 가꾸기 사업지로 선정되면서 다목적 강당과 단체숙박, 생활체험이 가능한 새로운 공간이 요구되었다. ◎ 전범의 분석 설계에 들어가면서 전범을 어떻게 선택하고 분석하는 가가 중요한 작업임을 알았다. 경북 안동 지역 그리고 가까운 영주 순흥 지역의 한옥들을 답사하고, 가까이는 후 조당과 그 안채, 탁청정 정자와 안채 등을 조사하였다. 더불어 현대에 지어진 전주 한옥 생활체험관 등을 참고하였다. 특히 살림채와 다목적 한옥공간이 일체화되면서, 배치계획에서 주목한 것은 건너 의인마을에 있던 번남댁이었다. ◎ 영역의 분리와 소통 대형 강의실과 숙소가 있는 사랑채 뒤로, 주방과 방들이 있는 안채가 숨은 듯 자리한다. 사랑채에 달린 바깥채가 사랑채영역은 더 크게 열고, 안채는 더 닫아두는 조정자 역할을 한다. 한 편 사랑채 곳곳에 ‘열린 마루’가 ‘연결마루’로 안채와 통하고, 여자 숙소에 따로 주어진 ‘한 칸 마루’가 사랑마당과 안마당의 시각적 소통을 가능하게 한다. 한 칸 마루는 쓰임에 따라 닫히거나 열리면서 친밀하고 독립적인 공간이 되게 하였다. ◎ 연결마루와 채의 연결 배치에서 부분적인 조형언어까지 크고 작은 단위에서 지역 건축의 다양한 언어를 끌어 들일 수 있었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한옥이 오랜 세월동안 구축해온 집합과 구성력 덕분이다. 여기에 현대한옥으로 가장 의미를 지니는 부분은 안채와 사랑채를 연결하는‘연결마루’이다. ‘다양한 동선과 활발한 일들이 일어나는 현대공간 한옥에서 채의 연결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하겠다. 끝으로 사이 담장과 문칸 등 예산 때문에 실현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 아쉬움이 남는 작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