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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사랑채

위 치 서울 종로구 동숭동 50-77
용 도 공동주택 
대지면적 458.47 m2 지상층수 4
건축면적 225.36 m2 지하층수 1
건폐율 49.15 % 구조 철근콘크리트 구조
연면적 905.24 m2 용적율 143.01 %
작품설명 [관계의 재편]

도심 주거지 내에서 새로운 건물을 짓는 것에는 지엽적인 변화가 필연적으로 생긴다. 건물을 새로 짓는 행위는 기존 건물이 그 동안 주변과의 관계에서 어떻게 균형을 유지해 왔는지 알게 해준다. 건물이 있고 난 뒤에 관계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관계가 먼저 있고 그것을 바탕으로 기존 건물들과 새로 생기는 건물이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새로운 관계가 만들어진다. 새로운 건물이 들어선다는 것은 주변 모든 것의 관계를 재편성하는 것이다. 다른 기능과 크기의 새 건물이 자리 잡는 순간, 관계가 변하기 시작하고 서로 녹아들 듯 영향을 주고받으며 하나의 큰 변화를 맞이한다. 그리고 주변 모든 것을 끌어들여 공간의 좌표계가 재편된다.

우리는 주변과 오랫동안 관계해 왔고 앞으로도 관계를 맺게 될 이웃과 주변에 대해 계획 단계에서부터 적극적으로 반영함에 따라, 각 방향에서 들어오는 요구를 내부적으로 충족시키며 녹여 나갔다. 그러한 요구와 조건들이 새롭게 재편된 결과가 입면에서 고스란히 드러나게 되었다. 현재 도심 주거지 내의 건물 간 프라이버시는 서로 용인 할 수 있는 심리적 버퍼 영역이 현격히 줄어들었다. 그것은 앞으로 주변에 새로 생기게 될 건물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건물 4면의 입면 중 가장 수정 요구를 하지 않았던 낙산 쪽 외 3면의 입면은 각 대치되는 주변 이웃의 요구가 그대로 반영되어 입면이 수정되었다. 이것이 사회성을 반영한 입면의 결과이며 주변과 대응하는 입장의 표현으로 결정되었다.

[공용공간의 가능성]

각 세대로 들어가는 동선 중에 낙산의 일부와 도시 원경을 동시에 연결시킨 풍광을 접하게 했다. 자신의 집까지 도달하는 과정에서 만나는 공용공간의 환경은 마음에 여유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요소가 된다. 그리고 넉넉한 폭의 복도, 풍부한 채광, 낙산과 도시를 가로지르는 바람은 공용공간의 질을 높여준다. 그렇게 얻은 공간의 질은 주변과 같이 호흡할 수 있는 주거 환경에 살고 있다는 만족감을 줄 것이라고 생각했고, 자신이 느끼는 집(HOME)의 영역을 공용공간까지 확장시켜 나가는 것이 세대와 세대를 연결시켜 주는 중요한 고리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공용공간으로 세대와 세대를 연결시켜주면서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마음과 마음도 연결시켜 줄 수 있었다.

[공예의 가치]

‘공예’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신체를 통해 오랜 시간을 거쳐 완성된 결과물은 그것을 대하는 사람들에게 그 가치가 고스란히 전달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노동의 대가로 재화를 얻을 수도 있지만, 그것을 만든 사람이 어떤 과정과 어떤 마음으로 작업 했는지는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알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공예자체에서 과정을 느낄 수 있다면 그 속에 내포되어 있는 가치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것이다. 이 내용은 건축이 지어지는 과정에서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중요한 내용이라고 생각된다.
우리는 획일적이고 익명적인 주거공간에 익숙해져 있다. 그런 주거에서 가질 수 없었던 잊혀진 것을 다시 찾고 우리가 가지고 있던 여러 감각을 다시 일깨웠으면 했다. 입구 우편함의 질감과 디테일, 꼼꼼하게 손으로 만들어진 현관문 가죽 손잡이의 촉감과 무게감, 복도 내부로 들어오는 깊은 빛, 낙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결, 각 세대 입구에 세워진 세콰이어 나무기둥에 수작업으로 새겨진 사인, 열린 공간에서 보이는 하늘 등을 통해 잃어버린 감각을 일깨우려 했다. 이러한 요소들이 연결되어 사라진 인간성을 찾고 마음의 따뜻함을 전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글 : 2014 서울시 건축문화제 자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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