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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마을

위 치 부산 서구 암남동 5-2
용 도 미지정 
작품설명 “이 집 좀 고쳐주세요.”
이렇게 시작된 프로젝트이다. 군대 막사 같은 공간을 아파트 구조로 바꿔 청소년들의 생활환경을 좋게 해 주는 것이 처음의 목표였다. 방 하나에 15 ~ 20명이 생활하고 ‘엄마 수녀’가 생활해왔다. 100명이 사는 집이다. 50년간 가난한 아이들을 돌보는 사업을 해온 ‘마리아수녀회’의 시설 중 하나다. 꼭 필요한 것 이외에는 철저히 아끼고 절약하며 검소하게 생활한다. 그게 수도회의 철칙이다. 수녀회는 여기에 ‘가난한 자에 대한 봉사’가 더해진다. 가난한 이가 최고의 대우를 받도록 하는 것도 철칙으로 한다. 이 집도 그렇게 시작되었다. 집과 삶을 돌아보니 단순한 개선의 문제가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문제가 보인다. 이들은 고등학교 졸업 이후 홀로 서야 한다. 한 번도 체험하지 못한 삶을 20살에 온몸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더 머물고 싶어도 후배들이 양육되기 위해 독립해야 한다.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단체생활을 하는 아동양육시설에서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가족적인 삶의 행복과 자립을 위한 체험을 위한 집이 될 방법을 고민한다. 양육에서 자립으로 개념을 바뀌어야 한다. 모든 일을 스스로 하도록 해야 한다. 장보기 밥하기 빨래하기 공부하기.

자립을 위한 건축은 어떤 것인가?
‘집’의 근본에서 실마리를 찾는다. 큰집 대신 단독주택 8채가 모인 작은 마을을 만든다. ‘개선’이 아니 ‘개혁’이다. 집과 삶의 방식이 같이 바뀌어야 가능한 일이다. 집마다 한 달 생활비를 주고 그 안에서 살아야 한다. 스스로 규칙을 만들고 일상을 논의해야 한다. 일반 가정에서는 당연한 일이지만 양육시설에서는 그렇지 않다. 군대생활에서 일반병사가 먹고 입고 쓰는 삶을 고민하지 않는 것처럼.
집마다 키우는 과일나무 이름을 따서 집 이름을 붙였다. 감, 석류, 무화과, 매실, 사과, 자두, 대추, 모과. 아이들이 키운 나무는 먼 훗날 집에 돌아올 이정표다.
수국마을에서의 3개월 만에 아이들은 ‘우리 집’, ‘스스로’라는 것에 적응해버렸다. 매실나무 집 아이들은 생활비를 아껴 주변 독거노인을 돕는 삶까지 실천하고 있다. 한국에서 가장 큰 아동양육시설에서 자립의 씨앗이 움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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