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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콤시티

위 치 서울 중구 장충동2가 190-10
구 분 신축
용 도 제2종 근린생활 시설  업무시설 
대지면적 1,253.6 m2 지상층수 5
건축면적 745.2 m2 지하층수 2
건폐율 59.4 % 구조 철근콘크리트구조
연면적 3,417.1 m2 용적율 208.0 %
외부마감 외벽: 노출콘크리트, THK2.3 내후성강판, THK18 복층유리 바닥: 석재타일, 목재 내부마감 천장: 노출콘크리트, 아크릴페인트 벽: 시멘트블럭, 내수합판위 스테인 바닥: 목재플로링, 비닐계시트, 카펫타일
작품설명 웰콤 웰콤Welcomm은 Well-communications를 줄인 말로 전문 광고인들이 모여 만든 광고회사의 이름이다. 나는 이제 웰콤에서 만든 광고를 광고내용만 보고 알아 맞출 수 있을 정도가 되어 있다. 그만큼 그들은 독특한 광고를 곧잘 만든다. void 콘크리트로 육중한 매스를 이루는 포디엄 위에 서 있는 코르텐Corten이라고 불리는 내후성강판의 박스는 네 개로 나누어져 있지만 사실은 포디엄의 윤곽이 그대로 연장된 하나의 박스이다. 이 하나의 박스 내부의 부분을 지우개로 지우듯 세 개의 Void Space를 만든 것이다. 이 Void는 이 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뒤 편의 작은 연립주택들은 이 Void로 인해 햇볕도 더욱 받고 바람도 안으며 시각도 열리게 된다. 열린 틈을 통해 들어오는 도시의 풍경은 이전에 보던 것들 보다 더욱 정제되어 다가 올 수가 있을 것이다. 앞의 전면도로에서 바라보게 되면 이 Void에는 보는 각도에 따라 여러 가지 풍경이 담긴다. 뒤 편의 주택들을 안기도 하고 하늘을 담기도 하며 때로는 구름과 안개가 속을 채우기도 한다. 굳이 그런 풍경을 담지 않아도 웰콤의 사람들이 나무 바닥에 걸터 앉아 다른 풍경을 만들기도 한다. 따라서 이 건축의 파사드는 건물이 아니라 이러한 변하는 풍경이며 건물은 이 풍경을 담는 틀일 뿐이다. 기본적으로 비어 있게 되는 이 틀은 어찌 보면 쓸모 없는 공간이기도 하다. 소위 불특정한 공간이다. 그러나 이 쓸모 없이 보이는 Void가 이 건물을 생동하게 만드는 기능을 하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미세하게 서로 다른 각도를 가진 이 세 개의 Void는 서로 독립되어 있으며 크기와 모양에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동등한 가치를 가지기를 원했다. 기능 / 반기능反機能 포디엄 내부는 웰콤의 공용조직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된다. 즉 리셉션과 일반 사무공간, 프리젠테이션을 위한 공간 그리고 외부인들도 사용할 수 있는 전시장과 카페 등이다. 상부 코르텐 박스의 안은 업무 공간이다. 특히 서로 떨어져 있어 연결되지 못하는 5층은 각기 4층과 수직으로 연결할 수 밖에 없게 된다. 내부가 서로 오픈 되어 있는 4층과 5층의 하나의 박스 단위가 웰콤의 한 부서가 팀워크를 다지며 쓰는 공간이다. 웰콤의 업무 특성을 파악한 후에 이 공간 조직을 건축화 시킨다고는 했지만 사실 웰콤의 조직에 정확히 맞지 않는 부분이 있을 수 밖에 없다. 건축주는 이 건축에 적응하기 위해 회사의 조직 일부를 바꾸는 수고를 해야 했다. 그러나 나는 조금도 여기에 대해 불만스러운 말을 들은 적이 없다. 방문자라면 이 내부의 공간을 완전히 파악하는 데는 비교적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만큼 내부는 미로처럼 얽혀 있다. 다만 나무를 바닥재로 쓴 부분이 통로이므로 이 재료를 따라 다니다 보면 언젠가는 출입구를 만나게 된다. 그러나 코르텐 박스에 있는 출입구들은 출구를 위한 통로가 아니라 내 외부 공간을 가르는 것들이라 자칫하면 출구를 찾지 못하는 당혹스러운 경우가 생길 지도 모른다. 웰콤의 한 직원이 전하기를, 내부인가 하면 때로는 외부이며 내부인가 하면 때로는 내부가 되는 끊임 없이 이어지는 공간을 소요하다 보면 하루가 금방 지나간다고 한다. 이는 중심공간에 의해 모든 공간이 엮어지지 않아 위계성을 발견하지 못함으로 인한 결과로 여긴다. 종래의 언어로 보아 기능적이라는 말을 이 건축에서 할 수가 없다. 오히려 반 기능적인 요소가 너무도 많다. 그러나 이 반 기능을 해결하기 위해 그들은 무한히 궁리하며 무한한 그들의 지혜를 짜낼 것이다. 그리하여 불편한 것이 얼마나 삶을 풍요롭게 하는가를 그들은 이내 알아내고 말 것이다. 재료 건축 재료의 진지성에 관한 한 노출 콘크리트를 따를 게 업다. 이 노출 콘크리트는 이제 보편화 될 정도로 통용되고 있으나 상부 박스에 쓴 코르텐이라는 재료는 다소 생소하게 보일 것이다. 이 재료는 원래 도장이 어려운 교량을 위해 만들어진 철인데 약 5년에 걸쳐 일정량으로 부식되는 외피가 스스로 코팅 막을 형성하여 영구적으로 재료의 강성을 지속시킨다고 했다. 사실은 IMF시대에 막 접어 들었을 때 건축주로부터 이미 설계된 규모를 축소하고 가장 공기를 가장 단축하는 안을 제시할 것을 요청 받은 적이 있다. 물론 부지를 확장하기 전의 일이다. 그때 외장재료로서 주문 조립 제작이 가능한 이 코르텐 철을 생각한 바 있었으나 이 재료의 물성에 대해 그다지 잘 알지 못 하고 있었다. 아무튼 이 재료를 쓴 설계안을 만들어 건축주의 동의를 구하고 자칫했으면 이것으로 실현될 수도 있었다. 그 이후 나는 런던에 가서야 몇 건축에서 사용된 코르텐을 보고서야 이 재료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된 것이다. 건축 뿐 아니라 특히 리챠드 세라 Richard Serra의 조각이 보여주는 이 재료의 무게에서 비롯되는 긴장은 전율적인 것이었다. 이 재료의 가장 큰 매력은 시간이 가면서 재료의 모습이 바뀌어 간다는 것이다. 부식되어 나타나는 아름다운 색채가 시간을 먹으며 익어가는 맛이 여간 아니다. 타일이나 유리, 알미늄같은 영원히 번들거리는 재료와는 그 깊이가 다르다. 내부의 재료도 노출 콘크리트의 포디엄 부분에는 역시 노출 콘크리트를 쓰거나 콘크리트 블록으로 치장하여 내 외부의 재료를 일체화 시켰고 상부 코르텐 박스 내부에는 합판을 사용하였는데 이는 포디엄 위에 가벼운 박스가 놓인 듯이 보이게 하려는 뜻에서 였다. 포디엄은 땅에 속한 부분인 것이다. 창과 디테일들 창들의 외곽선은 건물의 외곽선과 일치한다. 따라서 창에 의해 건물의 윤곽이 변형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이 창문의 유리에 반사되는 풍경이다. 이 반사되는 풍경은 보는 이들에게 또 다른 공간을 제공한다. 따라서 창틀이 보이는 것은 좋지 않다. 마치 이 풍경들이 콘크리트 면에 혹은 코르텐 철판 면에 프린트 된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모든 창틀을 숨게 하였다. 이 때문에 특수한 디테일들을 수 없이 만들어야 했고 이에 익숙하지 않은 시공으로 인해 예정했던 공기를 훨씬 넘겨야 했다. 이 건축이 거의 완성되어 가던 때 건축주 박사장은 나에게 건물의 이름을 짓자고 했다. 그는 나의 의견을 기다리지도 않고 '웰콤시티'가 어떠냐고 했다. 이 건축을 표현하는데 참 적합한 이름이다. 그것도 내가 지은 것이 아니라 건축주가 생각한 것이니 그만큼 그는 이 건축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말이 된다. 코르텐의 재료가 익어가듯 이 건축 속에 익어가는 그들의 삶의 모습을 관찰하는 것이 이제 나에게 남은 과제이다. 이는 나의 건축에 참으로 중요한 텍스트가 될 것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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