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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위 치 서울 용산구 용산동6가 168-6
구 분 신축
용 도 제1종 근린생활 시설  문화 및 집회시설 
대지면적 307227.83 m2 지상층수 6
건축면적 49117.38 m2 지하층수 1
건폐율 15.99 % 구조 철골철근콘크리트구조
연면적 137088.95 m2 용적율 38.03 %
외부마감 외벽-THK50화강석 잔다듬, THK3알루미늄시트 지붕-콘크리트 평 스래브 위 시트방수 창호-THK24로이복층유리 내부마감 THK30라임스톤 혼드마감, 목재타일, THK30화강석
작품설명 국립중앙박물관은 문화시설로서 고유한 프로그램과 관람객의 체험구조가 밑그림이 된다. 그 밑그림 위에 두 개의 성벽이 세워짐으로써 최초의 윤곽이 형성되었다. 이후는 외부와 내부, 그리고 경계의 문제이다. 여기서 경계는 스스로를 소멸시켜 외부와 내부를 모호하게 만들기도 하며, 내?외부와의 관계를 벗어나 자신의 물질적 존재감을 돌출시키기도 한다.
성벽을 모티브로 하는 국립중앙박물관의 장대한 외벽은 전체를 지배하고 개념을 표현하는 뚜렷한 요소이다. 성벽의 느낌을 살린 패턴과 그 속에 개입하는 디테일한 양감들은 면에 입체의 생기를 불어넣는다. 특히 외벽의 하부에서 상부로 전개되는 질감/양감의 점층적 소멸과 패턴의 변화는 기운 생동하는 벽면의 힘을 끌어내고 있다. 패턴과 질감을 통한 접근이 종적인 변화를 야기했다면 횡적인 변화에는 좀더 실제적인 건축적 요소들이 작용한다. 긴 외벽에 돌출된 요소와 틈들은 내부의 기능상 요구이기도 하지만 자칫 긴 길이로 인해 느낄 수 있는 지루함을 해소하기 위한 구성이기도 하다. 수직과 수평의 요소들이 적당한 비율로 화면을 분할하며 재구성하는 것은 길이의 강한 힘을 잃지 않고 이끌어 가는 동인이기도 하다. 질감과 요소의 개입, 두 가지 접근으로 장대한 면의 균질함은 파괴되면서도 힘을 유지한다.

박물관 후면은 전면의 구성과는 다소 다르다. 단일한 면의 내부적인 접근이 아니라 다층적 면들이 만들어내는 중첩과 패턴들의 차이, 즉 상호 대응하는 요소들의 관계를 통해 공간이 전개되고 있다. 순차적인 접근과 전개로 인해 만들어진 몇 개의 면들이 전면과는 다른 분위기를 조장한다.
이런 견고한 존재감 사이에 위치한 열린마당과 로툰다는 그래서 반대로 자신의 존재감을 은폐시키면서 외부와 내부, 과거와 현재를 위한 소통을 이뤄내고 있다. 그리고 이 소통은 역사의 거리에 와서야 유물들과 어우러져 완성된 공간을 이뤄낸다. 열린마당과 로툰다에 비해 역사의 거리는 상대적 공간을 형성하고 있다. 로툰다에 살짝 걸쳐있는 계단에서부터 출발하는 그 구성은 절대적 축을 갖고 있지만 양쪽으로 펼쳐진 파노라마면의 다층적인 구성과 역동적인 공간전개로 상대성을 갖게 된다. 여기서 라임스톤의 고고한 색채는 역사의 거리를 공간적으로 한정할 수 있는 상징적인 차이를 제공하며 공간을 각인시킨다.

외부에서부터 접근과 경험은 순차적인 공간의 전이에 따라 인도된다. 그 과정 중에서 열린마당의 계단은 이곳에서 무언가가 일어나기를 간절히 바라는 장치이며, 그것을 가능케 해주는 넉넉한 공간이 된다. 그곳은 객석이 되기도 하고, 때론 남산을 배경을 한 무대가 되기도 하고, 사람들의 통로가 되기도 하고, 시름과 그리움을 떨쳐버리는 사유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성벽이라는 거대한 물상과 은유가 전체를 지배하는 것 같지만 실제는 이처럼 작고 다양한 요소들이 서로 맞물려가며 전체를 구성하고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 전시장으로, 역사의 거리로, 로툰다로, 열린마당으로, 다시 전시장으로, 소 로툰다로, 문화공간으로 이어지는 다양한 요소들의 얼개는 각자의 색채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전체의 흐름을 잃지 않는다. 추상성과 구체성이 반복되어 경험된다. 400m의 지루한 일자형 배치를 한국적인 스펙터클한 공간감으로 이어나갔다는 외부의 평가는 다양한 요소들의 전환과 변화와 더불어 벽면의 적절한 오프닝, 재료와 패턴들의 연속성과 차이들이 모두 종합되었을 때 확인할 수 있는 가치이다. 일즉다 다즉일(一卽多 多卽一). 부분이 곧 전체이고 전체가 곧 부분일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벽면의 작은 패턴에서부터 각 공간의 이미지, 그리고 전체의 모습에서 우리는 동일한 이미지를 그려낼 수 있을 것이다.

외부공간은 이 같은 박물관의 구조를 체험하기 위한 시퀀스를 통해 구성되었으며, 그 중심엔 거울못이 있다. 사실 거울못은 공간이라기보다 하나의 면에 불과하지만 어느 무엇보다 우리의 몸에 와 닿는다. 외벽과 연못이라는 부동과 유동의 잔상들이 어울리면서 물상이 현상으로 전환되고 있다. 거울못으로 인해 휘어진 공간은 전체를 다각도적인 측면에서 체험케 하며 고정된 물상의 풍경이 아니라 움직이고 항상 변하는 현상의 풍경을 그려내고 있다. 전통문화유산이 우리 고유한 감성의 산물이라면 그것을 담는 집 또한 감성의 집이어야 마땅하다. 비가 내리는 흐린 날 이곳에 들린 다면 먹물에 젖은 듯 가라앉은 외벽의 텍스처와 하늘의 경계는 희미해지고 열린마당을 지나치는 바람을 느끼며 남산타워에 걸려 꼼짝 못하는 구름 떼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건축은 현상으로서 비로소 완성된다.

글/ 정림건축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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