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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서울역사 복원전시실

위 치 서울 중구 봉래동2가 122-28 2층
용 도 문화 및 집회시설 
대지면적 - 지상층수 2
건축면적 - 지하층수 1
연면적 55.85 m2 용적율 -
작품설명 [작품설명] 출처 : 2012 서울건축문화제 홈페이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옛 건물을 허물고 새로 짓는 것이 도시개발의 유일한 대안으로 여겨져 왔으나, 이제는 복원과 재활용을 통해 역사와 문화의 지속성을 세울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점은 반가운 일이다. 이런 배경에서 진행된 서울역의 복원은 우리나라 근대 건축물 복원의 중요한 획을 긋는 사업이다. 그 복원 과정에서 나온 유물들 중 보존가치가 있는 것들을 모아 전시하자는 취지에서 ‘복원전시실’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복원전시실’은 구 서울역사 2층에 있는 두 개의 실(구 이발소와 화장실 자리)로 구성되어 있다. 복원전시실의 설계는 구 서울역사 복원사업과는 별도의 계약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전체 서울역사 복원사업의 취지인 ‘1925년 원형복구’라는 경직된 역사적 고증에서 벗어나, 과거와 현재의 간극을 매워주는 창의적인 공간 기획이 가능했었다. 원형복구의 틀에서 벗어난 작업이 오히려 서울역의 85년 자취와 세월의 켜를 더 잘 보여주었다는 점은 아이러니이며, 문화유산을 대하는 태도를 환기시키는 공간으로 시민들에게 사랑받으며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시간을 공간으로 번역해내다 ? 간극의 비형상화
서울역 복원전시실이 다른 유물전시실과 구별되는 중요한 특징은, 단지 유물을 전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시대 건축물의 구축방법을 읽어낼 수 있는 살아있는 현장을 마련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는 점이다. 즉, 기존의 전시실이 오브제 중심이었다면, 여기서는 공간 전체를 전시대상으로 삼아 학습의 효과를 극대화시킨다. 전시장의 벽면에서는 기존의 붉은 벽돌 구조체와 목구조를 노출시켜 그 당시의 시공법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게 하였다. 또한 옛 것과 현대의 것을 뚜렷이 구분하기 위하여 현대에 해당하는 부분은 철판이라는 이질적인 재료를 사용하였고, 옛날의 붉은 벽돌 레이어 위에 떠있는 효과를 주기 위해 코너 디테일과 간접조명을 적용하였다. 조적조 벽의 거친 폐허가 건립당시의 시간적 켜라면, 그 위에 15㎜의 공간으로 번역되었고 그 간극은 간접조명의 효과로 비 형상화되었다. 백라이트는 벽돌의 거친 표면 텍스처를 돋보이게 하는 장치로도 작용한다.

공간의 원형적 통일감 복원 ? 데이텀라인
150㎜의 간극은 벽면뿐만 아니라 바닥에서도 철저히 지켜진다.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벽면이 매끈하게 셀프-레벨링된 바닥에 잠기는 것처럼 슬픈 모습도 없다. 거친 벽과 매끈한 바닥과의 어색한 조우를 막아주기 위해 철판 바닥몰딩이 돌아간다. 몰딩이라면 서양 근대건축에서 지루하게 나타나는 부연적 장식 아닌가? 그러나 몰딩은 장식재로 받아들여지기 이전에, 2차원의 파편적 도면을 3차원의 공간으로 통일시켜주는 도구로 이해되어야 한다. 몰딩의 기본 원리는 ‘데이텀라인’ 이라는 보이지 않는 수평 기준선에 의해 지배된다. 구 서울역사 역시 이러한 원칙을 철저하게 지켰던 건물이었기에 벽장식을 전부 벗겨내서 발가벗은 상태에서도 숨겨진 수평 기준선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데이텀 라인들을 몰딩 대신 철판의 재단을 통해 재인식시켜줌으로써, 장식에 의존하지 않으면서도 공간의 원형적 통일감을 복원할 수 있었다. 또한 해체된 기존의 창틀을 재활용하여 전시대를 제작함으로써 공사비를 절감함과 동시에 원형적 공간의 분위기 자체를 전시대상으로 삼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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