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
[작품설명] 출처 : 2013 서울건축문화제 홈페이지
방배동은 오랫동안 좋은 주거지 중 하나다. 부지 남서 방향에 아파트가 들어서기 전까지는 멀리 남산이 한 눈에 조망되었다. 대림건설이 2006년 15층 아파트 5개동을 건립했고, 그 이후 우측으로는 4층 빌라가 들어섰다. 그나마 동쪽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단독주택들이 잘 유지 되 보이지만 카페나 레스토랑으로 변해가고 있다. 주거지와 가로변의 상업화는 토착 상권이나 거주자들을 내모는 효과로 작용한다.
건축주와 만나 초기에 나눈 대화는 이 집을 설계하는 내내 중요한 단서가 된다. “새로 짓는 집이 얼마나 긴 시간을 우리와 함께할 수 있을 까요? 주변의 거주 환경도 지금보다 더 많이 바뀌어 있을 것을 가정할 때, 사무실 혹은 미술을 전공한 딸이 사용하게 된다면 갤러리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60대 후반인 건축주는 이 집이 향후 다른 용도로 기능할 가능성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다.
방배동집은 동남향의 전형적인 ‘ㄱ’자 집이다. 식당을 중심으로 동쪽과 남서쪽으로 각각 안방과 거실을 배치했다. 안주인은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식탁에서 책을 읽으며 보내는 일이 될 것이고, 손님이 찾아온다면 거실보다 이곳에서 먼저 차를 대접하며 맞게 될 것이다. 내밀해진 거실은 중정과 동쪽 게이트를 넘어 이웃집의 정원들과 시각적으로 연속 된다. 3층은 ‘ㄱ’자 위에 ‘一’자 평면으로 자연스럽게 또 하나의 커다란 중정 마당을 갖는다. 3층 마당은 겨울에 아파트의 깊은 음영이 만드는 위협으로 부터 따듯한 햇빛을 담는 구실을 하고 있다. ‘ㄱ’자 집이 담겨진 이 층 높이의 백색 상자는 아파트와 4층 빌라의 부담스러운 시선들을 막아 주고, 필요한 곳에만 제한적인 개구부를 갖는다. 다시 이 백색상자는 서측 빌라의 스케일과 향후 주변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한층 높이로 들어 올려 진다. 방배동집은 미래에도 여전히 집일 수도 있지만 갤러리나 사무실이 될 수도 있다. 단순한 상자는 이 집의 특징을 중성적인 이미지로 드러내는 형태언어이다. 건물시스템은 향후 가변성, 개조 보수 용이성 등이 확보 될 수 있는 Skelecton & Infill System을 적용 하였다. 수명이 길고 공용적 특성이 높은 주요 구조체(철근콘크리트조)와 상대적으로 수명이 짧고 사적인 내장재(경골목구조)를 분리함으로서 다양한 라이프 사이클 또는 용도변화가 가능하다. |